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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성능, 공동주택 기밀성능 이야기

  • 기자
  • 등록 2026.05.18 08:30:43
  • 조회수 284

한국생산성본부인증원 이동건 본부장

■ 공동주택 기밀성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정책과 함께 제로에너지건축물(이하 ZEB)의 확산은 이미 본격화한 상황이며, 최근에는 에너지 안보 이슈(전쟁 등 외부 환경 변화)로 인해 그 중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다.

 

공동주택의 기밀 성능은 단열과 함께 건축물의 대표적인 패시브 성능 요소로, 에너지 절감뿐 아니라 실내 열 환경 및 거주 쾌적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넷제로 시대를 앞두고 건물 에너지 소비를 근본적으로 저감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서 기밀 성능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공동주택은 ZEB 인증 등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제한적인 특성을 가진다. 단열성능은 이미 일정 수준 이상 확보된 상황이며, 난방 방식 역시 지역난방 또는 개별 보일러로 사실상 선택의 폭이 제한되어 있다. 이러한 조건에서 냉난방 부하의 상당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침기 제어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일부 연구에서는 침기가 최대 약 40% 수준까지 부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실제 기밀 성능 변화에 따른 ZEB 인증 결과를 살펴보면, 기밀 성능 개선이 1차 에너지소요량 감소 및 에너지 자립률 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밀 성능 외 주요 영향 요소로는 조명 밀도와 태양광 설비 용량이 있다. 다만 조명 밀도는 현실적으로 3 W/㎡ 이하로 계획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태양광 역시 설치 면적 제약으로 인해 일정 수준 이상 확보가 쉽지 않다.

 


■ 공동주택 기밀성능 수준과 특징

한국생산성본부인증원은 2014년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인증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공동주택 기밀 성능 측정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10년간의 측정 데이터를 통해 공동주택 기밀 성능의 변화 추이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공동주택 기밀 성능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평균 ACH50 약 3.0 수준까지 감소하였으며, 이후에는 유사한 수준에서 정체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200세대 이상의 단지를 기준으로 보면 평균 ACH50 약 2.4 수준으로 나타나, 규모가 클수록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기밀 성능 확보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러한 개선은 2009년 친환경주택 건설 기준 시행 이후 고성능 창호 적용 확대의 영향으로 판단되며, 이후에는 추가적인 성능 향상이 다소 정체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단지 평균이 아닌 개별 세대(약 5,000회 측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특징이 확인된다.

 

 

▪ 전용면적이 작을수록 침기량 증가
▪ 전용면적이 클수록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기밀성능 확보
▪ 81~90㎡ 구간에서 편차가 가장 작음
▪ 91㎡ 이상은 최상층 비율 및 창면적 증가 영향으로 편차 확대

 


층별 분석에서는 1) 상층부로 갈수록 침기량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2) 최상층에서만 침기량이 증가하는 특징이 확인되었다. 이는 연돌효과(stack effect)의 영향과 최상층의 높은 창면적 비율 및 외기 노출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또한 계절별 분석에서는 겨울철(1월, 12월)에 실내외 온도차 영향으로 침기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되었으며, 풍속 등 외기 조건의 영향도 함께 나타났다.

 

다만 기밀성능 측정은 공사 마무리 단계에서 수행되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
▪ 마감 상태의 편차
▪ 측정 당일 기상 조건
▪ 측정 위치별 미기후 영향
▪ 공사 작업 인원의 출입 및 통제 문제
▪ 설비 시운전 상태 및 환기설비 조건
따라서 측정 결과 해석 시 이러한 현장 조건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 통합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에서의 기밀성능 측정기준의 변화
2025년부터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인증과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이 통합되면서 기밀성능 측정 기준에도 변화가 발생하였다.

 

 

상기 주요사항 외에 측정 준비(배기구·배수구 밀봉 및 실내문 개방, 복도 및 인접세대 창호 개방 등)는 동일하다.

 


측정 기준 변화에 따른 영향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 체적 증가(약 42~51%) → ACH50 약 0.5 감소
▪ 가압 측정 추가(감압대비 약 0~16% 침기량 증가) → 평균 ACH50 약 0.05 증가
▪ 표본 확대 및 적용방법 변경 → 소형세대 비중이 높은 경우 전체 평균 상승 가능
다만 일부 영향 요소는 추가적인 데이터 축적 이후 보다 명확한 분석이 필요하다.

 

또한 예비인증 단계에서는 침기율을 선택 적용할 수 있으며, 실측 데이터를 고려할 때
▪ 중대형 위주 단지 → 3.5회 적용 가능성 높음
▪ 소형 위주 또는 소규모 단지 → 6회 적용이 보다 안정적으로 판단된다.


■ 기밀성능의 개선과 유지관리

 

1. 노후 건축물 개선(에너지가치나눔 사회공헌사업)
본사는 한국에너지공단 경기지역본부와 함께 2023년부터 경기도 에너지 소외계층의 에너지복지를 위해 노후 건축물의 에너지 개선 사회공헌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노후 건축물을 대상으로 창호 교체 전후 기밀성능 변화를 측정한 결과, 고성능 창호 적용에도 불구하고 기밀성능 개선 효과는 기대 대비 제한적으로 나타났다.


이는 노후 건축물의 경우 창호뿐 아니라 구조체, 외벽, 접합부 등 외피 전반에서 침기가 발생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창호 교체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구조체 및 외피 전반의 기밀성능 개선 공사가 병행되어야 효과적인 성능 향상이 가능하다.


다만 창호 교체는 단열성능 향상에 따른 체감 쾌적성 개선 효과는 매우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된다.

 


2. 기밀성능 유지관리 사례(노원에너지제로주택 기밀성능 변화)
2017년 준공된 노원에너지제로주택은 고성능 창호, 기밀테이프, 전기·배관 관통부 기밀자재 등 다양한 기밀 디테일이 적용된 사례이다.


준공 당시(2017년)와 약 5년 경과 후(2023년)의 기밀성능을 비교 측정한 결과, 큰 성능 저하 없이 유사한 수준의 기밀성능이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1) 적절한 시공 품질과 유지관리가 이루어질 경우, 2) 기밀성능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기밀성능은 초기 시공 품질의 영향이 크며, 이후 유지관리 수준에 따라 성능 유지 여부가 결정되는 특성을 가진다.

 


■ 결론
상기 공동주택 기밀성능 측정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일부 항목에서는 이론적 예측과 상이하거나 단일 변수로 설명하기 어려운 경향도 확인되었다. 이는 기밀성능 측정이 시험실이 아닌 공사 마무리 단계의 실제 현장에서 수행된다는 점에서 비롯되는 한계로 볼 수 있다.

 

현장 측정은 측정 당일의 기상 조건, 공사 진행 상황, 작업 인원 통제, 설비 시운전 여부 등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으며,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측정 과정에서 마감재 손상 우려로 인한 비협조 등 실무적인 어려움도 존재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기밀성능 측정 결과의 편차를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한국생산성본부인증원은 축적된 측정 경험을 바탕으로 기밀성능 향상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관련 기준과 제도의 개선에 기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