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소한 대지에 17층으로 들어선 용적률 560%의 경기도시공사 융복합센터 신사옥은 도심지 고층 오피스 빌딩의 제로에너지 건축물 구현을 위한 프로토타입(prototype)을 제안한다는 목표하에 진행된 상징적 프로젝트이다.
본 빌딩은 포장면이 대부분인 대지에 인공지반녹지 351㎡를 조성하고 포디움과 옥상에 557㎡의 옥상녹화를 계획하여 생태면적률 15%를 확보하였고 부족한 외부 녹지환경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성능 강화, 우수‧중수 설비 적용, 친환경 자재 적용을 통해 쾌적한 실내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우수한 녹색건축물 사례로 인증받았다.
2019년 설계공모를 통해 ㈜행림종합건축사사무소가 당선되어 설계를 진행하였고, 이후 실시설계 기술제안 입찰로 진행된 사업에서는 태영건설 컨소시엄(설계: ㈜토문건축사사무소)이 당선되어 실시설계, 시공 및 준공까지 일괄 진행하는 과정으로 사업이 진행되었다.
기술제안 입찰을 진행하면서, 협소한 대지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이 법적인 의무사항이었기에 에너지자립률 확보를 위해 대용량의 입면 BIPV 설치가 친환경 설계의 핵심사항으로 대두되었고, 입면 BIPV 설치는 다음 세 가지 문제의 해법구상으로부터 시작되었다.
① 제한된 입면에 더 많은 BIPV를 설치할 수 있는 방법
② BIPV 사용 시 발전율 최대 확보와 도시경관을 위한 컬러 색상과 재질의 최적점 찾기
③ 대용량 BIPV의 발열을 고려한 후면 배열 계획
융복합센터는 위의 에너지 성능 강화 조건 이외에도 재실자의 업무 쾌적성 증대를 위해 에너지 생산, 직달일사 차단, 환기성능 개선 등의 복합기능을 담은 친환경 입면(‘G.Skin’)을 계획함으로써 일반 오피스빌딩과는 차별화된다.
[친환경·에너지 성능 변화 : 공모안 대비 기술제안 입찰에서 에너지 45.8% 절감]
[원안의 태양광 설치 문제점 검토 및 에너지자립률 향상 전략]
현상공모 원안은 총 564.13kWp의 태양광 용량을 반영하였고, 지붕에 총 61.88kWp 용량(19.13% 효율, 375W 모듈)의 PV가 적용되었으며, 입면은 컬러 BIPV 502.25kW 용량(12~13% 효율, 100~150W 모듈)이 계획되어 있었다. 전체적으로 설치면적이 부족했기에 동일 면적대비 최대 용량을 설치할 수 있도록 고효율 모듈로 설계 변경이 우선 필요했고, 지붕의 PV 주변에는 유지관리 동선을 마련되어 있지 않아 배치구성의 변경이 필요했다. 특히 입면은 물결형태로 평평한 형태 대비 설치면적을 증가시킨 상태였지만 에너지자립률이 20.15%로 제로에너지건축물 5등급 기준인 20%를 겨우 만족하는 수준으로 추가적인 설치계획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또한 남향 대비 서향과 동향의 면적이 넓어 실질적 발전효율 향상방안도 고려되어야 했기에 위 그림과 같이 단계별 설치 전략을 통해 용량과 효율을 증대시켰다.
[친환경 이슈(ISSUE) 01 ▶BIPV를 제한된 입면에 최대한 설치할 수 있는 방법]
현상공모 원안의 동측과 서측 입면은 모두 물결모양의 형태로 길이 680㎜ 모듈에 서향은 정서향으로, 동측은 남동향으로 BIPV가 계획되어 있었고 남측은 1,000㎜ 모듈로 계획되어 있었다. 제안의 경우, 서측은 710㎜를 돌출시키며 BIPV의 향을 남서향으로 변경하고 설치 길이도 1,000㎜ 모듈로 변경해 BIPV 설치면적을 증가시켰으며, 동측은 1,000㎜+1,000㎜ 모듈로 계획하였다. 또한 BIPV 설치 향도 남향과 남동향으로 변경해 원안 대비 설치면적도 확대할 수 있었다. 모듈 변경으로 BIPV 용량은 원안 502.25kWp 대비, 제안 711.75kWp로 41.7%(+209.5kWp)의 용량을 증가시킬 수 있었으며 이와 함께 돌출길이도 증가해 남동, 남서향의 일사 차단성능 또한 향상시킬 수 있었다. 지붕의 경우 빗물 구배만 계획하고 모듈을 모두 연결해 원안 61.88kWp 대비 제안 136.31kWp로 용량을 2.2배 증가시켰으며 주변으로 유지관리 동선을 확보하고 모듈 청소도 용이하도록 변경하였다.
[친환경 이슈(ISSUE) 02 ▶도시미관을 고려한 BIPV (Light-Gray color)]
본 계획안은 건물이 설치된 대지 외에 별도의 여유 부지가 부족했기에 원안 설계 시점부터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을 위한 대용량의 BIPV 계획이 필수 사항이었고 발주처에서는 미관을 고려해 그레이(Gray) 계열의 BIPV만을 적용하도록 기술제안 지침 기준도 제시한 상황이었다. BIPV의 효율은 색상 및 표면 코팅과도 연관되어 있기에 제안하는 BIPV는 지침 사항을 준수하되 발전효율을 확보하고 빛반사 문제도 최소화할 수 있는 모듈을 제안으로써 표면 코팅두께가 최소화된 무광의 모듈을 선택하였다.
[친환경 이슈(ISSUE) 03 ▶BIPV 후면 발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
최근 녹색건축물 설계기준의 강화로 건물 입면에 BIPV 적용이 증가하고 있으나, 설계 시 후면 발열에 대한 고려는 BIPV 설치 후면에 배열공간을 일부 확보하는 정도로 대처방안이 다소 소극적이다. 본 건물은 700kWp 이상의 BIPV
가 적용되었기에 발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따라서 후면공간은 열환경시뮬레이션을 통해 해당 높이에 적합한 구간별로 조닝을 나누면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했다.
저층부는 오픈조인트 시공으로 자연 배열이 이루어지도록 하였고, 20m 높이구간에 해당하는 중층부는 상하부 위치에 그릴을 계획함으로써 자연환기를 통해 상부에 열이 쌓이지 않도록 계획하였다. 고층부는 40m 높이의 구간이 자연환기만으로는 배열이 원활하지 않아 상부에는 기계식 환기장치를 설치해 원활한 배열이 가능되도록 계획하였다.
[친환경 이슈(ISSUE) 04 ▶재실자 업무 쾌적성 향상]
태양광 용량 증가를 고려한 입면을 계획할 때, 에너지뿐만 아니라 업무공간의 자연환기, 자연채광 및 여름철 일사차단 성능도 함께 고려해 재실자의 쾌적성까지 향상되도록 설계하였다.
자연환기성능 향상을 위해 개폐창호를 프로젝트 창호 방식에서 케이스먼트 창호 방식으로 변경하고, 윈드캐쳐 형태의 입면을 디자인해 기류유입이 원활하도록 계획하였다. 또한 기류시뮬레이션 검증을 통해 총 42개소의 개폐창호를 추가함으로써 정체구간을 최소화하고 환기성능도 20.2% 향상시켰다.
자연채광은 기존 평면에서 발생하는 과조도를 저감시키기 위해 외부차양의 내민길이를 강화했으며, 평면디자인도 개선해 자연채광이 불가능한 내주부 영역을 간헐존으로 변경하고 상시 업무존은 최대한 외주부에 면하도록 계획함으로써 쾌적조도 범위의 자연채광 영역을 49.9%에서 60.9%로 향상시켰다.
본 건물은 냉방부하 비율이 높은 업무시설 용도이기에 여름철 직달일사 차단을 위해 동측면450㎜, 서측면 710㎜의 외부차양을 계획했고, 가시광선 투과율이 크게 하락하지 않는 범위에서 유리일사투과율(SHGC)을 0.24에서 0.19로 강화해 기본적인 일사 유입량을 저감시켰다.
탄소저감 로드맵에 따라 2025년을 기점으로 공공건축물은 제로에너지건축물인증 4등급을 만족시켜야 하는 상황이되었고, 최근 전국 지자체 기준도 지속적으로 상향되고 있기에 대도시 도심가의 빌딩도 제로에너지 건축물의 의무화에 대비해야하는 시점이다. 경기주택도시공사 융복합센터는 시공과정 중 여러 이유로 기술제안 당시 제안한 사항이 모두 구현되지는 못했지만, 대지면적이 좁은 도심지에서 제로에너지 건축물을 계획하고 설계할 때 대표적인 참고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며, 향후 국내에도 우수 제로에너지건축물 사례가 다수 등장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