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global warming) 시대는 끝났다. 지구열대화(global boiling) 시대가 도래했다.’
23년 7월 UN 사무총장이 기후변화에 대하여 엄중한 경고를 하였습니다. 현재 지구는 끓고(boiling) 있습니다.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여름 무더위와 폭우, 농업 및 수산업 환경의 변화는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후 위기 속에서 탄소중립 실천과 녹색건축인증 제도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핵심 과제로 그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녹색건축인증(구 친환경 건축물인증) 제도가 시행된 지 23년이 지났습니다. 거의 모든 국민이 녹색건축의 존재는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한 번쯤 들어는 봤겠죠. 하지만 어느 정도까지 이해하고 있을까요? 제대로 알고 있을까요?
기후변화와 녹색건축에 대한 국가정책, 산업, 그리고 개인의 실천이라는 세 축을 통해 탄소중립이 어떻게 우리의 삶에 스며들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정책 개발과 고도화, 하지만 따라가지 못하는 사회적 인식
녹색건축인증은 2002년 처음 도입된 이후, 2012년 ‘녹색건축물 조성지원법’ 제정을 거치면서 더욱 체계화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녹색건축물의 설계와 시공, 유지 관리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태양광 설치비용 지원, 녹색건축물의 세금/이자 감면, 건축 완화 등 탄소중립과 관련한 다양한 경제적 인센티브를 통해 친환경 정책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건축주는 인증 과정에서 발생하는 높은 비용, 공사 기간의 증가, 심의 절차로 인한 행정적 부담을 호소합니다. 특히, 녹색건축인증을 받기 위한 추가적인 설계와 기술 도입은 건축 비용을 증가시키고, 공정이 복잡해지는 만큼 공사 기간도 연장되는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부담이 실제 건물 운영 중 경제적 혜택으로 충분히 보상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건축주들 사이에서는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건축주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런 거까지 해야 해? 건물 짓기 정말 힘드네.”
2. 산업의 성장과 경제적 효과
녹색건축 산업은 이제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시장의 한 분야로 자리 잡았습니다. 녹색건축과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시장은 인증 수수료만 합쳐서 연간 약 500억 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그 외 다른 여러 인증을 포함한 컨설팅 비용, 친환경 설계, 기계설비 및 건축자재를 더하면 훨씬 더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경제적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관련 기술 개발과 고용 창출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건축주와 사용자 간 비용 부담과 혜택의 불균형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녹색건축인증은 단순한 형식적 요구사항을 넘어 실제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는 기술적 혁신과 결합되어야 합니다. 시장 성장은 물론, 기술적 혁신과 눈으로 보이는 수치화된 성과가 동반되어야 진정한 의미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녹색건축물을 건축하려면 이런저런 자재와 설비들을 써야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어떤 이득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명쾌하고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못합니다.
3. 개인의 실천과 일상 속 적용_인식이 중요
녹색건축과 탄소중립 실천이 성공하려면 개인의 참여가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하기 십상입니다. “내가 텀블러를 한 번 더 쓴다고 뭐가 달라질까? 다른 사람들은 일회용 컵 다 쓰는데….”라는 의문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실천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평생 쓰는 일회용 컵을 다 모으면 얼마나 많을까?”라고 질문을 바꾸어 보면 그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에너지 소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는 개인의 노력은 탄소중립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 에너지와 물 절약 : 불필요한 전등을 끄고, 수돗물을 받아서 쓰거나 수도꼭지를 100% 다 틀지 않고 조금만 틀어서 쓴다.
- 에너지 효율 관리 : 가정에서 난방과 냉방을 적정 온도로 설정하고, 단열재를 활용해 에너지 손실을 줄인다.
- 지역 커뮤니티 참여 : 지역 내 친환경 캠페인이나 환경보호 활동에 참여하며 공동체적 실천을 강화한다.
- 친환경 제품 사용, 대중교통 이용하기, 자전거 타기, 가까운 거리 걷기, 텀블러와 다회용품 사용, 일회용품 사용 자제
예를 든 걸 보면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일 것입니다. 하지만 나는 이 중에서 몇 개나 실천하고 있을까. 한 번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정부와 산업은 개인이 실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인센티브와 동기를 제공해야 합니다. 기후 동행 카드, 기후 동행 기회 소득, 탄소중립 실천 포인트…. 이미 개인들을 참여시키기 위한 다양한 제도가 시행 중이고 소소한 포인트가 쌓이고 현금으로 지원받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처음에는 인센티브 받는 재미로 시작하지만 인센티브가 없더라도 자발적인 참여로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3인의 ‘동행’
녹색건축과 탄소중립은 국가정책과 산업의 발전, 그리고 개인의 실천이 어우러져야만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제도’적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고, ‘산업’의 성장과 기술 혁신을 통해 비용 부담 문제를 해결하며, ‘개인’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함께 노력할 때, 탄소중립과 녹색건축은 단순한 구호를 넘어 생활 속에서 실현될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나도 녹색생활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