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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불평등 도시 문제로 다가오는 폭염에 대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대응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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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5.05.21 12:53:51
  • 조회수 21

에코메이커건축사사무소㈜ 강명수 소장

지난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지난 4월1일 발간된 기상청의 ‘2024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연평균기온은 평년 12.5도 보다 2도 높은 14.5도를 기록했다. 이는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돼 기상 기록 기준점이 되는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온도이다.

 

 

지구온난화로 대두되는 기후위기의 대표적인 현상은 폭염을 들 수 있다.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 이상인 날을 의미하는 폭염은, 더위가 극심했던 2018년 163명의 사망을 불러오는 등 이제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고령자, 야외 노동자, 취약계층 등은 폭염에 더욱 취약할 수 밖에 없어 폭염에 대한 세심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고 건축적으로는 취약계층이 거주하는 노후화된 주거환경의 개선이 우선 필요하다.

 

지난 2월 기상청에서 발간한 폭염백서를 보면 폭염이 처음 나타나는 날은 빨라지고 마지막 날은 늦어지고 있다. 백서를 의하면 1990년대(1991∼2000년)엔 처음 폭염이 발생한 날(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이 7월 3∼13일이었지만 2010년대(2011∼2020년)에 들어선 6월 27일에서 7월 6일 사이로 시기가 앞당겨졌다.

 

 

1990년대 '최악의 더위'가 나타난 1994년 7∼8월 폭염일이 27.5일로 '81년 만에 한 번' 나타날 수준으로 기록적이었는데 불과 24년 후인 2018년(7∼8월 폭염일이 29.5일)에 이를 뛰어넘었다. 작년 7∼8월 폭염일은 각각 4.3일과 16.9일이었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1분부터 다음날 오전 9시 사이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현상인데, 역대 최악의 여름으로 기록된 2018년도의 26일을 뛰어넘어 서울의 연속 열대야는 2024년도에 34일 이상을 기록하였다.

 

 

이렇듯 폭염의 출현일 빈도가 증가하고 온도도 더 올라갈 뿐아니라 그 기간도 늘어남에 따라 사람들의 건강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폭염 취약집단은 폭염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사망 위험이 높고, 기후변화로 증가세인 폭염에 대비해 장기적으로 이들의 주거환경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미국 이민 노동자들은 시민권자들에 비해 폭염으로 인한 사망확률이 3배 더 높음을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미국에서 1999년부터 2009년까지 연평균 658명이 과도한 폭염에 노출되어 사망했다고 밝혔는데 미국 시민권자의 폭염 관련 사망이 전체 사망의 0.02%를 차지하는 반면, 비시민권자의 경우 2.2%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민자들은 전반적으로 시민들이 열 관련 질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3.4배 높았다

 

일반적으로 고령층과 아동은 신체적으로 고온에 취약하고, 저소득 가구는 냉방시설이 갖춰지지 않거나 열효율이 낮은 주거환경 등으로 인하여 폭염에 대한 적응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주거환경 개선의 경우, 정부 예산은 한정적이므로 폭염에 가장 취약한 지역이나 계층을 시작으로 하는 순차적 개선이 현실적 해결방안이 되고, 우선적으로 개선할 지역 선별을 위해 폭염취약 지역 진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서울시의 경우, 폭염의 지역적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 주요 주거공간 25개 지역에 대한 일 최고 체감온도를 이용, 폭염 심각도에 대한 지역간 차이를 탐색적으로 분석하여 폭염의 빈도(Frequency), 지속기간(Duration), 강도(Intensity)의 차이 확인하였다.

 

2021년 여름, 최고 강도가 가장 높은 지점(주거22-은평)의 체감온도는 40.2℃ 였고 각 측정지점별 최고 폭염 강도 비교 시, 지역 간 폭염 강도차는 최대 3.5℃ 였다. 주거지역에 따라 폭염 시작일은 최대 약 30일 차이, 폭염의 최장 지속기간은 지역 간 최대 20일까지 차이가 발생함을 볼 수 있다.

 


폭염은 최고 강도가 높거나 최장 지속기간이 긴 지점에서 발생횟수도 많았고 폭염의 빈도는 최고 강도 및 최장 지속기간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여주었다.

 


서울시에 설치된 1,000여개의 도시 데이터 센서(S·DoT-에스닷 : Smart Seoul Data of Things, S·DoT)를 활용한 3차원 시공간 데이터를 이용하면 시간과 공간을 동시에 고려한 클러스터링 분석이 가능하다. 2021년 서울의 체감온도는 시공간 패턴 클러스터링 결과 High, Middle-High, Middle-Low, Low 4개의 클러스터로 도출되었다.

 

 

이러한 기상데이터를 기본으로 우선 개선이 필요한 주택을 선정하기 위하여 인구학적 요인, 건축적 요인, 경제적 요인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인구학적 요인으로는, 신체적으로 체온 조절 능력이 미흡하여 열에 더 취약하거나, 폭염 시 낮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인구집단(고령인구 및 유소년인구)이 분포한 지역을 선정한다. 건축적 요인으로는, 준공한지 30년 이상이 되어 노후도가 크고 에너지 효율이 낮은 주택유형이 많은 지역을 선정한다. 경제적 요인으로는 낮은 소득으로 냉방가전을 갖추지 못했거나 냉방가전 사용시 전기료 부담 등으로 폭염 대응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저소득 가구가 많은 지역을 선정한다.

 

 

취약성 요인별로 밀집되어 있는 지역을 파악하기 위하여 핫스팟 분석 실시하여 각 요인별 밀집지역을 도출하면 다음과 같다.

 


인구학적, 건축적, 경제적 3가지 요인들을 모두 적층하여 분석해보면 집중 취약 지역이 관찰된다. 이 집중 취약 지역이 폭염에 가장 취약하면서도 주거개선이 가장 시급한 지역이라 할 수 있다.

 

 

데이터 센서를 통해 구축한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선정된 지역을 대상으로 한 폭염에 대한 적절한 건축적 대응은, 기후위기로 대두되는 불평등의 심화현상을 완화해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지속가능한 주거문화 정착에도 의미있는 작업이 될 수 있다.

 

도시의 인문 사회적 데이터 정보와 기상데이터를 다층적으로 활용한 포괄적 접근은, 향후 AI 등 IT 기술과 접목하여 기후위기 상황에서 보다 신속하고 적확한 도시 및 건축적 솔루션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 기본이 되는 정확한 데이터의 구축과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은 더욱 중요해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공적자원의 투자도 적극적이어야 할 것이다.